태국인 10명 가운데 1명은 성적 다양성을 가진 사람으로 조사됐다.
세계 인구 통계 전문 사이트 ‘월드 팝퓰레이션 리뷰(WPR)’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태국은 전체 인구의 약 10%가 자신을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범성애자/옴니스성애자 또는 무성애자 등으로 정체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참고로 범성애자(Pansexual)는 성별에 관계없이 사람 자체에 끌리는 성적 지향을 말하며, 옴니스성애자(Omnisexual)는 성별을 인식하지만 모든 성별에 끌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성애자(Asexual)는 일반적인 성적 끌림(sexual attraction)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성적 다양성을 의미하는 LGBTQI+(L – Lesbian, G – Gay, B – Bisexual, T – Transgender, Q – Queer or Questioning, I – Intersex) 집단에서, 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인구의 10%가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나라는 네덜란드로 14%, 이어 브라질이 13%, 독일과 영국, 스페인 등이 11%, 미국, 칠레, 호주 등이 10%로, 태국과 같은 수준이었다. 한국은 4%였다.
그동안 태국에서는 LGBTQ 인구 비율을 5%에서 20% 사이로 두루뭉술하게 추산해왔으나, 이처럼 명확한 수치로 발표된 것은 드문 일이다.
WPR은 이 통계가 자발적으로 성적 정체성을 밝힌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 것이므로, 사회적 인식 등을 감안할 때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8%가 동성애자, 양성애자, 또는 범성애자라고 응답했고, 80%는 이성애자, 나머지 12%는 정체성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Z세대가 가장 많았고, 베이비붐 세대는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성별 정체성의 정의가 국가마다 다르며, 특히 트랜스젠더 인구 통계는 매우 복잡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는 지정 성별이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까터이(กะเทย)’라고 부른다.
까터이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성 정체성이 여성인 트랜스여성, 여성처럼 행동하고 꾸미는 게이 남성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성소수자 개념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이 용어를 사용할 때는 맥락과 태도에 따라 무례하게 들릴 수 있어, 함부로 남용되는 표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을 단순히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기에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쭐라롱꼰 국립대학에서는 태국 전체 인구의 1.5%가 까터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UNDP 보고서도 태국을 세계에서 트랜스젠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분류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는 만큼, 태국 언론들도 까터이의 인구 비율을 5~20% 사이로 추산하곤 한다.
그렇다면 왜 태국에는 성적 다양성을 지닌 사람이 유독 많을까?
가설 중 하나는 '역사적 배경설'로, 과거 버마(현 미얀마)와의 24차례 대규모 전쟁에서 남자아이들의 징용을 막기 위해 여자 옷을 입혀 키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많은 태국인들은 여성도 전쟁에 참여했다며 이 설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장 널리 동의받는 설명은 '타인에 대한 인정(認定)'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 사시안으로 보지 않는 태국 문화와 개성 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까터이가 많은 것뿐 아니라, 반대 개념인 ‘톰보이’(여성으로 태어나 남성처럼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