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합법화 3년, 태국의 실험이 남긴 것들 – 청소년 오남용 급증, 의료비 부담 1.5조 원 육박
2022년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비범죄화한 태국이 3년 만에 정책 전환의 기로에 섰다.
보건 전문가와 시민사회는 규제 미비와 부작용 증가를 우려하며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열린 공개 포럼 ‘대마 합법화 3년, 태국 사회가 얻은 것은?’에서는 보건 단체와 학계가 대마 자유화의 성과와 문제점을 평가했다. 발표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의 특정 효능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합법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태국 중독연구센터(CADS)의 라스몬 깔라야씨리 부교수는 “완화의료나 항암치료 후 구역 완화 등 특정 의료 목적 외에, 오락용 대마 사용이 급증하며 청소년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탐마삿대학교, 쭐라롱껀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18~19세 청소년의 대마 사용률이 2019년 0.9%에서 2022년 9.7%로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록 2023년과 2024년에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합법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마 관련 정신질환 치료 사례 급증… 2023년 의료비만 1조 5천억 원
대마 관련 부작용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태국 국가 보건 데이터에 따르면 급성 중독, 정신병 증상 등으로 치료받는 환자가 급증했으며, 2023년 한 해 동안 대마로 인한 보건의료 비용은 15억 8천만 바트(약 1조 5,8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태국 내에는 정부 허가를 받은 대마 판매점만 1만 8천 곳에 달하며, 이 외에 불법 운영되는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방콕의 카오산로드 등 관광지에 밀집된 판매점들 다수가 연령 확인이나 판매 허가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제사회는 경고, 자국민에 태국 대마 주의령 내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도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약물남용학회재단의 와차라퐁 품춘 사무국장은 여러 국가가 태국 내 대마 사용과 귀국 시 소지에 대한 경고문을 발령했으며, 해외 주재 태국 대사관들도 자국민에게 대마 소지를 삼가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마는 여전히 대부분 국가에서 불법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다”며 국제적 인식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법적 공백, 2022년 이후 오락용 대마 사실상 방치
법률 전문가들은 2022년 태국 보건부가 대마를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도 별도의 규제 법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정책 혼선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탐마삿대학교 법학부의 빠이살 림싸팃 교수는 “그 결과 오락용 사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고, 뒤늦게 대마를 통제 약초로 지정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시민사회는 ‘대마·헴프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며 2만 명 이상 서명한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 법안은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의료 목적 이외 사용 금지, 유통 규제, 청소년 보호 강화, 과학적 연구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쭐라롱껀대학교 의약품감시개발센터의 니야다 끼얏띠잉 교수는 “대마 정책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일관성과 통합된 규제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