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태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한 19% 관세는 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태국 영문매체 방콕 포스트는 8월 4일 각계의 의견을 종합 분석, 역내 평균 수준과 일치한 이 조건이 태국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을 했다. 그러나 미국 제품에 대해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는 등 양보를 한 만큼 무역 지형이 크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보석, 고무장갑, 반려동물 사료, 가전제품 해외시장 점유율 하락 가능
카시콘리서치센터는 미국의 관세로 인해 해외 시장 점유율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태국 수출품으로는 우선 보석류, 고무장갑, 반려동물 사료, 가전제품 등으로 예상했다. 특히 고무장갑은 말레이시아산 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태국산 반려동물 사료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내연기관 엔진, 의료기기 등도 주요 수입품들과 경쟁하게 되면서 현지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내연기관 엔진과 의료기기는 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위 10대 품목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자동차 부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외에도 주요 수입 품목에는 대두, 반려동물 사료, 건강보조식품, 기계부품 등이 있다.
내연기관 엔진과 의료기기
미국수입 상위 10대 품목
자동차 부품이 가장 큰 비중
그러나 미국산 제품이 값싼 중국산과 달리 고급 중간재 중심이기 때문에, 대량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으며 태국 제조업체들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투자 확대를 중단하거나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시장개방은 변화와 개혁의 기회
태국 상공회의소는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국내시장 개방은 변화와 개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농업 분야를 포함한 여러 산업 분야의 규제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며, 이것이 그동안 태국의 경쟁력을 저해해왔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현재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이 협상이 내년 2분기 내에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유럽 27개국에 대한 시장 접근 확대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제품 경쟁 대응준비 안돼 있어 농업및 특정산업 분야 타격 불가피
태국산업연맹(FTI)은 일부 산업 분야가 아직 외국 제품과의 경쟁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게 될 경우, 그 대가가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엥끄라이 티엔누쿤 FTI 회장은 “미국산 제품 수입이 증가할 경우, 육류나 사료 등 농업 제품과 특정 산업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약제나 의약품 분야는 미국 기업과 경쟁해도 큰 영향이 없겠지만, 석유화학 및 화학 산업은 무관세 체제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비용 통제가 어려워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산업 무관세 체제에 준비 안돼있어
농업부분 역시 타격 불가피
또한 농업 부문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무관세가 적용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농가 소득 감소와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솜폽 마나룽산 중국·미국 경제분석가는 “미국의 19% 관세는 태국의 중소기업(SME)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슈퍼마켓에 진열된 다양한 식품이 사실 태국의 중소 식품업체에서 생산된 것인데, 이들이 19%의 관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솜폽 박사는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 30% 이상의 이익률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중소 식품기업은 한 자리 수의 이익률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식품기업 모두가 19% 관세에 고전할 것”이라며, “이제는 미국 외의 다른 수요처, 예컨대 국내 수요 확대에 집중해야 하며, 관광·헬스케어·푸드서비스·스포츠·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산업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대부분 중소 식품 기업 한자리수 수익률
19% 관세에 고전할 것
솜폽 박사는 또한 농업 분야, 특히 옥수수, 대두, 육류 제품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미국은 대규모 플랜테이션 방식의 대량 생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단위 생산 비용이 태국보다 절반 수준이며, 운송비를 포함해도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옥수수 생산만 보더라도, 미국과 브라질만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태국이 이런 농산물에 대해 수입 쿼터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태국 농민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고, 정부는 매년 수천억 바트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일본은 국내 쌀 생산비가 외국보다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농업을 보호하고 있다. 연간 1,000만 톤의 쌀을 소비하지만, 미국에는 그 중 7~8% 수준인 77만 톤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무관세 제품 수입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영향
태국 미래식품무역협회 회장이자 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인 위싯 림루차 회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정으로 인해 미국은 많은 국가에 무관세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태국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산 동물사료 원료와 전자부품 등을 수입해 가공하거나 원자재로 사용할 경우, 생산 비용이 절감되고, 수입업체는 절감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 인하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태국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산 동물사료 원료와 전자제품
생산비용 절감, 가격인하로 이어져 경쟁력에 도움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제품을 접하게 될 것이다”고 위싯 회장은 덧붙였다.
사과, 포도 같은 온대 과일은 물론 호두, 아몬드, 화장품, 의약품, 건강보조식품, 비타민 등도 가격이 낮아지며 태국 시장에서 더 많이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미국산 고급 제품은 이미 해당 제품을 찾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태국은 미국에서 총 6,960억 바트(약 29조2,320억 원) 규모의 제품을 수입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3,580억 바트(약 15조360억 원)에 달하는 수입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843억 바트), 기계 및 부품(337억 바트), 화학제품(206억 바트) 등이었으며, 의약품 및 의료제품(78.1억 바트), 과일과 채소(22.7억 바트), 화장품(21.6억 바트) 등이 소비재 수입 품목으로 집계됐다.
미국산 가공식품 닭고기 수입돼도 태국 식품산업 견고
미국산 제품이 가공식품이나 닭고기와 같은 태국 주요 수출 품목의 경쟁력을 시험하게 될 수는 있지만, 위싯 회장은 태국 식품산업의 견고함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히 닭고기 가공품 분야에서 태국은 강력한 생산 및 수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공급도 충분하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미국산 닭고기가 수입되더라도, 주로 틈새시장이나 기존 제품과 겹치지 않는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산 사료 원료를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다면, 태국 내 가금류 사육 비용이 줄어들어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 시장의 경우, 현재 태국은 수입 쇠고기의 96.3%를 호주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산 쇠고기 수입액은 26.6억 바트였으며, 일본(7,500만 바트), 뉴질랜드(1,600만 바트)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개국은 모두 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현지 생산자들이 품질 향상에 나설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현지 생산자들 품질 향상에 나설 동기유발
긍정적 효과 기대
고급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고품질 쇠고기를 다양하게 구비할 수 있어, 관광객과 내국인 소비자 모두를 겨냥한 메뉴 구성에 유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소규모 태국 축산농가는 미국산 쇠고기와 비교해 사료비 등 생산비가 높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전 우려도 여전하다. 호르몬 사용, 화학 잔류물, 광우병 같은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정부와 소비자 모두에게 민감한 이슈다.
타이브라만 축산협회(Thaibrahman Breeders Association)의 치따 응옵프라이완 회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게 될 경우,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태국 쇠고기 산업은 분명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대량생산 구조를 갖추고 있어 생산 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재래시장 등에서 소비되는 일반 태국산 쇠고기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0% 관세가 적용되더라도, 수입 물량에는 제한을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오랜 기간 태국 쇠고기 시장을 잠식해온 불법 수입 쇠고기 문제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법 수입은 국내 시장을 훼손할 뿐 아니라, 관세 수입까지 빼앗아 간다”고 지적했다.
태국 인근 국가들로부터의 밀수 송아지도 가격 왜곡을 일으켜, 태국 내 쇠고기 가격 상승을 막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위싯 회장은 “태국은 주변국 및 중국에서 생소 수요가 높아, 지역적인 소고기 사육 허브로 도약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품질 좋은 태국 소’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거나, 코랏 와규처럼 지리적 표시(GI) 인증을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 등 할랄 수요가 높은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분야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농장 및 품종 품질 향상, 추적 시스템 구축, 글로벌 인증 획득, 마케팅 전략 강화 등을 통해 태국 소고기 브랜드의 세계적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양돈협회(Swine Raisers Association of Thailand)의 씻띠판 탕끼엣핀요 회장은 태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시장을 개방할 경우, 독립 양돈 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돼지농가는 큰 타격
주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그는 “미국산 돼지고기가 수입되면, 많은 독립 농가들이 폐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은 연간 약 110만 톤의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국내 소비용이다. 국내 공급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이 중 1~2%만 인접국에 수출되고 있다.
태국에는 10만 명 이상의 독립 양돈 농가가 있으며, 계약 사육 농가도 5만~6만 명에 달한다.
전체 돼지고기 생산의 약 60%는 대기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독립 농가가 공급하고 있다.
미국산 주류 관세 철폐되어도 시장내 주요 점유율에는 변화없을 듯
태국주류협회(Thai Alcohol Beverage Business Association)의 까위 싸까위 회장은 “태국은 미국산 주류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태국에 일부 미국산 맥주와 증류주가 유통되고 있지만, 시장 내 주요 점유율을 차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태국 수입주류는 대부분 유럽산
일본산 매실주와 한국산 소주 수입 증가
태국의 수입 주류는 대부분 유럽산이며, 최근에는 일본산 매실주와 한국산 소주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까위 회장은 “미국산 주류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갑작스럽게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수입업체들이 시장을 테스트하기 위해 미국산 주류를 시험적으로 판매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신규 시장 진출 시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태국이 와인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조치는 해외 와인 브랜드들이 태국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제공했지만,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산 주류의 관세가 철폐되면 일부 프리미엄 증류주는 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반응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류 산업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포지셔닝되어 있으며, 가격 전쟁은 업계를 해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는 이미 수입관세 0%로 영향없을 듯
끄룽타이은행 산하 연구기관인 끄룽타이 콤파스(Krungthai Compass)의 폼쁘라파 나파쁘륵찻 부부장은 “기존에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반도체 제품이 새로운 산업별 목록(Annex II)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해당 산업 분야는 내년 1분기 중 추가 관세 조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인쇄회로기판(PCB)만 19% 관세 대상에 포함된 상태다.
한편, IT 유통기업 시스디스트리뷰션(SiS Distribution)의 솜차이 시띠차이쎄릿차트 대표는 “애플이나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들의 제품은 이미 태국에서 수입 관세가 0%로 적용되고 있어, 이번 미국과의 협정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Harry>
원문인용: 방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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