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배터리 폐기 문제가 재앙으로까지 치닫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태국 영문매체 방콕포스트는 10월 22일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산처럼 쌓여가는 배터리 문제를 언급하고 그 대책을 호소했다. 태국은 쓰레기 분리또한 의무화되지 않고 있어, 가정용 폐 배터리 조차 마구 버려지고 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EV)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명이 다한 배터리의 폐기가 심각하게 와 닿고 있다는 점. 이런 폐배터리를 처리할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없다면, 태국은 머지않아 새로운 국가적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경고됐다.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태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60만 대 이상. 전기차 배터리의 평균 수명이 8~10년임을 고려하면, 2031년에는 약 3만8,000톤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에는 16만 톤, 2045년에는 9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들어서만 승용 전기차 신규 등록은 18만 대를 넘었으며, 이는 전체 신차의 51.75%를 차지한다.
또 지난 8년간 태국은 완성차 및 반조립 형태의 전기차 70만 대 이상과 부품 3,200톤 이상을 수입했다. 2022년에서 2024년 사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170만 팩, 니켈수소 배터리 10만 팩 이상을 들여왔다.
이 배터리들이 2032년 이후 일제히 수명을 다하게 된다. 게다가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휴대전화 등도 모두 언젠가 폐배터리가 될 운명이다.
지금까지 태국은 130조 바트(약 5,720조 원) 이상을 들여 각종 배터리를 수입했지만, 그 끝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토양과 수질로 스며들어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귀중한 원자재가 오염되어 버려지고, 원자재 공급의 지정학적 변동성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배터리 속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재활용 가능한 귀금속이 들어 있는 만큼 이를 회수해 재활용한다면 환경 보호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 국내총생산(GDP) 성장, 그리고 순환경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배터리의 안전한 저장·재사용·재활용을 규제할 명확한 법률의 제정, ‘생산자책임제(EPR)’ 원칙에 따라 제조업체와 수입업체가 폐배터리 처리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배터리를 추적할 수 있는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시스템의 도입, 재활용 공장의 운영을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재활용 원자재 시장의 품질 보장, 희귀금속 재활용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연구 투자와 저비용 재활용 기술 확보가 필요, 관련 법률을 최신화하고, 폐기물 처리 비용의 부담 주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방법론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폐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잘못 보관하지 않고 회수하도록 유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두고 있다.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