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태국이 최근 ‘상호 무역협정 틀’을 마련하면서 양국 간 디지털 무역의 새로운 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번 협정은 미국의 태국 내 투자, 특히 데이터센터 설립 등 전략적 디지털 인프라 확충을 촉진하는 한편, 태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도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콕포스트가 10월 28일 보도한 협정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태국산 제품에 19%의 관세를 유지하되, 일부 품목의 관세 인하나 철폐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태국은 미국 디지털 서비스에 차별적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국경 간 데이터 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자 전송물(전자책, 소프트웨어, 음악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금지하는 세계무역기구(WTO) 모라토리엄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디지털서비스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 전반을 의미한다.
가령 구글, 유튜브,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X(트위터),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플랫폼과 클라우드 및 데이터 서비스, 페이팔(PayPal), 애플페이(Apple Pay), 스트라이프(Stripe) 같은 온라인 결제망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번 협정에서 태국이 “미국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차별적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구글·넷플릭스·아마존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기술 주권, 조세, 데이터 이동의 자유가 맞부딪히는 매우 첨예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방콕대학교 디라폴 수완프라티 법학 강사는 “이 협정은 미국의 디지털 투자를 촉진함과 동시에 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특히 5G 네트워크, 클라우드, 핀테크, 인공지능(AI) 등에서 공동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태국의 경쟁력과 데이터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원의 상공산업위원회 에까차이 루앙랏 부위원장은 “태국이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은 자국 기업이 세제상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외국 서버에 국민 정보가 저장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태 디지털 상호무역 협정은 투자 확대와 혁신 촉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세수 감소와 산업주권 약화라는 양면성을 안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지털 시대의 개방과 보호, 두 가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