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잇따른 총격 사건을 계기로 ‘공공장소 총기 휴대 금지’를 향한 강력한 규제에 나섰다.
전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불법 총기 신고 핫라인을 24시간 운영하는 한편, 신규 총기 구매 허가 발급까지 중단했다.
태국은 민간인의 총기 소유가 가능한 국가다.
그러나 미국 일부 지역처럼 총기를 자유롭게 휴대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총기를 구입하거나 집에 보관하는 것과 공공장소에서 휴대하는 것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된다.
문제는 법률상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민간에 퍼진 총기가 1천만 정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최근 방콕 인근 논타부리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격 사건은 태국 총기 관리 제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 8월 7일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 방끄루어이군의 뎁시린 논타부리학교에서 중학생인 14세 학생이 가족 소유의 총기를 가져와 총격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가해 학생을 포함해 모두 9명이 숨지고 23명 이상이 다쳤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학생의 할아버지가 합법적으로 등록한 총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3일 뒤 8월 10일에는 같은 논타부리주 지방행정기구(PAO) 청사에서 또다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전직 논타부리 국회의원이 논타부리주 지방행정기구 의장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됐다. 의장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피의자는 과거 선거자금과 관련된 1,100만 바트, 약 5억1,700만원의 채무 갈등을 범행 이유로 주장했다.
학교에 이어 지방정부 청사에서까지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태국 사회에서는 “총기를 가진 사람이 왜 이렇게 많고, 어떻게 공공장소까지 총기를 가져올 수 있었느냐”는 비판이 커졌다.
같은 날인 8월 10일 밤에는 푸껫 지역 검문소에서 BMW 차량 안에 숨겨진 CZ 권총 1정과 실탄 30발이 발견됐다. 차량을 운전하던 29세 남성은 총기 소지·사용 허가증과 휴대 허가증을 모두 제시하지 못해 체포됐다.
태국 내무부는 차량에 총기를 싣고 이동하는 행위도 총기 휴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기방어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무허가 휴대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 연구기관 ‘스몰암스서베이(Small Arms Survey)’의 2017년 추산에 따르면 태국 민간인이 보유한 총기는 약 1,034만2,000정이다.
인구 100명당 약 15.1정으로, 약 7명당 총기 1정꼴이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태국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민간 총기 보유량과 보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평가됐다.
전체 추정 총기 가운데 약 622만 정은 등록 총기지만, 412만 정 이상은 미등록 총기로 추산됐다. 다시 말해 민간 총기 10정 가운데 약 4정은 공식 등록망 밖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태국의 총기 문제는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민간에 퍼진 등록 총기가 600만 정을 넘고, 추적하기 어려운 미등록 총기도 400만 정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태국 내무부는 불법 총기 신고를 받는 담롱탐센터 핫라인 ‘1567’을 24시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신고 대상은 불법 총기를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나 주택, 지역사회에서 총기를 휴대한 사람, 공공장소와 행사장에서 총기를 소지한 사람, 불법 총기 거래 또는 보관이 의심되는 장소를 모두 포함한다.
수색과 단속 과정에서 불법 총기가 적발되면 법률이 정한 최고 수준의 처벌을 적용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한번 발급된 총기 허가에 대한 정기적인 재심사가 부족하고, 총기 소유자의 정신건강과 위험성을 지속해서 평가하는 제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총기가 가족이나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을 보관 규정과 현장 점검도 충분하지 않는 지적이다.
또 총기를 신분이나 권력의 상징처럼 인식하는 일부 사회문화와 공무원·특정 직업군에 제공됐던 복지 총기 제도가 민간 총기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원문출처: 더 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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